나이에 따라 싸움에서 지는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유치원생들은 울면 지고, 초등생들은 코피나면 진다고 합니다. 중학생들은 많이 맞는 쪽이 지고, 고등학생들은 넘어지면 진다고 합니다. 그럼 성인들은 누가 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성인은 때리는 사람이 진다고 합니다.

어쩌면 교회는 져 주는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져 주시는 하님을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강하신 분이지만,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약하신 분입니다. 얍복 강변에서 야곱과 씨름하신 하나님께서는, 항복을 선언하시면서 야곱에게 싸워 이겼다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오른 뺨을 맞으면 왼 뺨을 돌려 대며, 속옷을 달라 하면 겉옷까지 주고, 5리를 가자하면 10리를 같이 가주라 하시면서 져주되, 철저하게 져 주라 하신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스스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써, 져 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주셨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야곱이 하나님을 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을 져 주심으로 야곱을 이스라엘로 살려 주셨듯이,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죽으셔서 져 주심으로 부활 승리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져 주는 것이 이기는 셈이지요.

교회는 져 주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이기려는 사람들만 있으면 늘 패배하고 맙니다.